걷는 것 만큼 인체를 건강하게 해주는 운동도 없을 것이다. 오늘은 걷기가 우리 몸의 심박수, 콜레스테롤에 어떤 영향을 주는 살펴보자.
걷기와 심박수 안정화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안정시 심박수를 낮추고 심혈관 부담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걷기는 유산소 활동 중 가장 접근성이 높으며, 특히 조금 빠른 수준의 지속적 보행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개선해 부교감 신경 활성도를 증가시킨다. 이는 심박수 저하와 함께 심박변이도(HRV)의 증가로 나타난다.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의 2021년 논문에 따르면, 12주간 주 5회, 30분씩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혈압 전단계 성인의 평균 안정 심박수는 76→68 bpm으로 감소했다. 심박수 감소는 심장 수축력 효율 향상뿐 아니라, 심혈관 사건 위험도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효과는 운동 직후보다 지속적 습관화 이후 더욱 명확히 나타나며, 운동강도는 RPE 11~13, 즉 약간 숨이 찰 정도가 이상적이다.
걷기의 LDL콜레스테롤 감소 효과
걷기는 혈중 지질 프로파일 개선에도 기여한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의 하향 조절은 걷기의 대표적 대사효과 중 하나다. 2020년 _Journal of Lipid Research_에 실린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시속 4km/h 속도로 하루 45분 걷기를 16주간 시행한 성인 84명의 지질 수치를 분석한 결과, 평균 LDL이 −13.2 mg/dL 감소했고 HDL은 +3.5 mg/dL 상승했다. 이 연구는 고강도 인터벌 훈련 대비 걷기의 변화 폭이 작지만, 부작용과 중도 이탈 없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에서 40대 이상 일반 성인에게 더욱 적합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LDL 수치 감소는 죽상경화증의 진행을 늦추며, 약물 치료 병행 없이도 일차 예방에 의미 있는 수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중성지방과 걷기 빈도의 상관관계
콜레스테롤뿐 아니라 중성지방(TG) 수치 또한 걷기 빈도와 명확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미국 CDC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주당 3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걷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중성지방 수치가 평균 18 % 낮게 유지되었다. 걷기는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고 간 내 VLDL(초저밀도지질단백)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TG 수치를 감소시키는 기전을 따른다. 특히 운동 직후의 유리지방산(FFA) 소모량 증가가 중성지방 감소로 이어진다. 운동 강도보다는 꾸준한 빈도와 누적 시간이 중요하며, 1회 2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하는 습관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는 체중 변화 없이도 가능한 생화학적 변화로, 체형에 관계없이 심혈관 리스크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걷기 처방 기준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신체활동 권고안에 따르면, 성인은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수행해야 한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운동이 바로 빠른 걷기이다. 걷기는 심박수와 지질 농도에 동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중 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약물 치료 전 단계 혹은 병행 전략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2023년 _European Heart Journal_의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하루 7,000보 이상 걷는 사람의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률이 29 %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필자 또한 혈압은 정상이나, 가족력이 있는 관계로 매일 오전 30분 걷기를 실천 중이며, 최근 혈중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7 → 183 mg/dL로 감소한 경험이 있다. 이는 ‘생활 속 처방 운동’의 실효성을 스스로 입증한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