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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운동이 우울증 완화에 미치는 효과 – 최신 심리학 논문 리뷰

by royaljhoon 2025. 4. 22.

🧠 걷기 운동이 우울증 완화에 미치는 효과 – 최신 심리학 논문 리뷰


1. 우울증, 약 없이도 걸어서 나아질 수 있을까?

요즘 주변을 보면 마음이 무겁고 이유 없이 우울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나 역시 과거에 짧은 무기력과 무기력 사이에서 헤맸던 시기가 있었기에, 그 기분을 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시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람을 만나기보단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그때 우연히 시작한 게 바로 걷기였다. 처음엔 10분, 그다음엔 20분, 어느새 한 시간씩 걷게 되었고, 신기하게도 마음이 조금씩 맑아지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경험이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다는 걸 최근 심리학 논문을 통해 확인했다. 호주 UNSW 심리학 연구팀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 특히 걷기와 같은 저강도 활동이 경증에서 중등도 우울증 환자의 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한다”고 발표했다 (Sharma et al.,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022). 그동안의 직관이 데이터로 증명되니, 이 주제를 꼭 정리해보고 싶어졌다.


2. 걷기가 우울증에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왜 걷기 운동이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걸까? 심리학계에서는 몇 가지 기전을 설명한다. 첫째는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다. 걷기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기분을 조절하는 뇌 화학물질이 증가하고, 이들이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해 긍정적인 정서를 유도한다. 실제로 하버드 메디컬스쿨에서는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항우울제의 효과와 유사한 수준으로 뇌의 신경전달 균형을 회복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둘째는 심박 변동성(HRV)의 안정화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보통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져 있는데, 일정한 리듬의 걷기는 심박 변동성을 안정시키며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한다. 셋째는 환경 자극이다. 특히 햇빛, 바람, 주변 소리와 같은 자연 자극이 신경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는 단순한 움직임을 넘어서 신체와 심리, 환경 자극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복합 치료법이라고 봐야 한다.


3. 실제 임상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최근 가장 주목받은 논문은 미국 Duke University에서 진행한 실험이다. 연구진은 경증~중등도 우울증을 가진 성인 156명을 대상으로 3개 그룹으로 나눴다: ① 항우울제 복용 그룹, ② 걷기 운동 그룹(주 3회, 45분), ③ 병행 치료 그룹. 16주 후 결과는 놀라웠다. 걷기 운동 그룹의 우울증 감소 수치는 약물 그룹과 거의 동일하거나 더 높았고, 병행 치료 그룹은 효과가 가장 높았다 (Blumenthal et al.,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1999).

2020년 발표된 또 다른 메타분석 논문에서는 “걷기 운동은 우울증뿐 아니라 불안, 스트레스 장애, 심리적 긴장도까지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하루 30분, 주 5회 이상의 리듬 있는 걷기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Rebar et al., Mental Health and Physical Activity, 2020). 실험 대상이 다양해지고, 장기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걷기의 효능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치료적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4. 내 일상에 걷기를 어떻게 적용할까?

이런 연구 결과들을 접하다 보니, ‘나는 그냥 걸었을 뿐인데 왜 그렇게 기분이 나아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은 더 명확해진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하루에 40분 이상 걷는 시간을 일부러 비워두려고 한다.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이어폰도 없이, 그냥 거리의 소음을 들으면서 걷는다. 이 시간이 나에겐 약간의 정서적 리셋 타임처럼 느껴진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우울감이나 무기력으로 힘든 분이 있다면, **약이나 심리상담만큼 중요한 것이 ‘걷는 시간’**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꼭 멀리 갈 필요도 없고, 빠르게 걸을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걷는 그 시간이 나의 의지로 ‘무언가를 한다’는 경험 자체가 회복의 시작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