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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과 기억력 – 유산소 vs 무산소 비교

by royaljhoon 2025. 4. 26.

🏃‍♀️ 운동과 기억력 – 유산소 vs 무산소 비교


1. “뛰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말을 과학이 뒷받침할까?

오래전부터 나는 달리기를 하고 나면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날엔 몸은 뿌듯해도, 머릿속이 맑아졌다는 느낌이 덜했다. 이 차이가 단순한 기분 탓인지 궁금해 논문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게 된 것이 일리노이대 Hopkins 교수팀의 연구였다. “Moderate-Intensity Aerobic Exercise Enhances Hippocampal-Dependent Memory”(Neurobiology of Learning & Memory, 2019)에서 연구진은 “20 분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 해마 기반 기억 과제를 26 %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반면 동일 시간의 무산소(저항) 운동군은 집중과 반응 속도는 개선됐지만 기억 점수 상승이 미미했다. ‘뛰면 머리가 맑다’는 말이 단순 감상이 아니었단 얘기다.


2. 유산소가 ‘기억 회로’를 튜닝하는 메커니즘

유산소 운동(걷기·조깅·사이클 등)을 하면 심박수가 높아지면서 뇌혈류가 급증한다. 이때 해마와 전전두엽으로 들어가는 산소·포도당 공급량이 늘고,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라는 신경영양 인자가 분비돼 뉴런 성장·시냅스 가소성을 촉진한다. 2020년 스탠퍼드대 뇌영상 연구에 따르면 “40 분 달리기 직후 해마 회백질 볼륨이 일시적으로 1.8 % 팽창”했는데, 연구팀은 이를 혈관 확장·수분 증가와 연결 지었다(Thomas et al., Cerebral Cortex). 즉 유산소는 뇌가 ‘기억을 새길 준비’를 하도록 회로를 말랑하게 다듬는다.


3. 무산소 운동은 정말 기억력에 덜 도움이 될까?

무산소(근력) 운동도 뇌에 좋은 자극을 준다. 다만 **호르몬 스파이크(테스토스테론·IGF-1)**가 두드러져 집중·반응 속도·실행 기능을 단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쪽에 강점이 있다. 캐나다 맥길대의 메타분석은 “8주간의 저항 운동이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을 평균 9 % 향상”시켰지만, 에피소드 기억(장기 서술 기억)은 변화가 없었다고 정리했다(Liu-Ambrose et al., Sports Medicine, 2018). 다시 말해 무산소는 **‘지금 사용하는 기억’**에는 긍정적이나, **‘오래 보관할 기억’**에는 유산소보다 약하다는 의미다. 나 역시 스쿼트·데드리프트 날엔 머리가 맑다기보다 ‘야무지게 빡 집중’한 느낌에 가깝다.


4. 똑똑한 루틴: “달리고, 밀어 올린다”

결론은 한쪽만 고집하기보다 목적에 따라 조합하는 게 베스트다. 내가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1. 주 3회 아침 25 분 조깅 → 출근 전 암기·글쓰기.
  2. 주 2회 저녁 45 분 근력 운동 → 업무 스트레스 해소·집중력 부스팅.
  3. 운동 직후 30 분 안에 단백질 20 g + DHA 600 mg 섭취로 해마 회복 지원.

이렇게 루틴을 짜니 “암기력은 유산소”, “즉각 집중력은 무산소”라는 두 장점을 모두 챙길 수 있었다. 뇌는 생각보다 욕심이 많은 장기다. 산소도, 호르몬도, 영양도 고루 줘야 오래 기억하고 빠르게 꺼내 쓴다. 오늘 운동 계획을 세울 때, 무게만이 아니라 뇌도 함께 들었다 놓는다는 느낌으로 루틴을 디자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