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메가-3와 기억력 – 식이 루틴의 중요성
1. ‘먹는 것’이 머리를 맑게 만든다?
예전부터 “생선 먹으면 머리 좋아진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지만,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뇌 과학 논문들을 읽다 보니 오메가-3 지방산(DHA·EPA)이 해마 신경세포 막의 유동성을 높여 시냅스 전달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사실이 반복해서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DOLAB 연구에서는 “DHA 섭취량이 많은 학생 그룹은 6개월 후 인지·기억 검사에서 대조군보다 40 %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Richardson et al., PLOS ONE, 2012). 즉, 오메가-3를 충분히 먹는 식습관이 실제 기억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2. 오메가-3가 뇌에 작용하는 메커니즘
뇌세포 막은 대부분 지방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DHA는 해마·전전두엽에 특히 많이 분포한다. DHA가 부족하면 막이 딱딱해져 신경전달 물질 수용체의 민감도가 떨어지고, 시냅스 가소성이 저하된다. 반대로 충분한 DHA를 공급하면 BDNF(뇌유래 신경영양인자) 발현이 증가해 신경세포 성장·분화를 촉진하고, 기억 형성을 수월하게 만든다. 실제로 미국 터프츠 대학의 종단 연구는 “혈중 DHA 농도가 높은 노년층은 9년 추적 기간 동안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47 % 낮았다”고 보고했다 (Tan et al., Neurology, 2012).
3. 식이 루틴 설계 –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할까?
논문들을 종합하면 성인은 하루 DHA+EPA 1,000 mg 내외가 기억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등푸른 생선(연어·고등어·정어리) 주 2~3회 섭취. 생선이 어렵다면 냉압착 알긴산 오메가-3 보충제도 대안이다. 단, 산패를 막기 위해 비타민 E(토코페롤) 함유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나의 루틴은 아침 공복에 오메가-3 캡슐 2알(총 1,200 mg) + 점심엔 연어 샐러드. 이걸 3개월 유지했더니 학습한 내용을 떠올릴 때 머리가 맑아지는 체감을 분명히 얻었다.
4. 음식은 약, 루틴은 투자
우리는 보통 기억력을 위해 ‘공부 방법’만 바꾸려 하지만, 뇌도 결국 영양소로 움직이는 생물학적 기관이다. 오메가-3는 한두 번 폭식한다고 채워지지 않는다. 작은 양이라도 꾸준히 섭취하는 식이 루틴이 중요하다. 매주 식단표에 생선을 예약해두고, 캡슐을 알람으로 설정해 잊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뇌 건강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1년 후의 나, 10년 후의 내가 분명히 증명해줄 것이다. “잘 먹는 것이 곧 잘 기억하는 길” – 이 단순한 사실을 잊지 말자.